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9-06-11 20:06:53
기사수정


▲ 자립을 위해 꿈을 키우는 여자 청소년들의 보금바리. <서울시>



1. 조선일보는 청년실업과 집단 무력감으로 인해 20대 우울증이 2배 늘었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 사이에 20대 우울증 환자가 배 가까이 늘어나 10만명 가까이 됩니다. 2010~2014년 사이에는 환자 수가 5만명 안팎에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20대 불안장애 환자도 배 가까이 늘어나 7만명 정도 됩니다. 불면증 환자도 그렇습니다. 타 연령대에서 자살자가 줄어드는 것과 달리 20대만 소폭이나마 증가했습니다. 서울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세 차례 시험에서 미끄러진 나머지 메신저와 소셜미디어 계정을 모두 삭제한 우울증 환자의 사례가 실렸습니다. 청년 실업, 사회적 고립, 집단적 무력감 등이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청년 실업 문제를 단기간에 가시적으로 해결할 비책이 있다고 생각진 않습니다. 지금도 정부가 부단히 노력하고 있기도 하고요. 다만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스트레스 속에 자의반 타의 반 ‘나약한 세대’를 만드는 집단적 무력감을 해소하는 데에는 얼마나 정부가 노력해 왔는지는 살펴봐야겠습니다. 


2. 서울경제는 청년에 특화된 정신건강센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기사의 초점은 조현병이 조기 발견과 치료 시 완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신건강센터를 두자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앞선 기사에서 살펴본 대로 청년들이 우울증·불안장애·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도 유효하겠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정신건강 관련 예산은 1.5% 수준으로 WHO 권고치 5%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미 정신질환의 직간접 비용은 GDP의 4%로 추정되는데 이는 암·당뇨병·만성 호흡기질환을 합친 것보다 높습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이 시대에 정신질환자 문제는 더는 가족 차원으로 맡겨둘 수가 없습니다. 기사는 호주의 ‘헤드스페이스(headspace)’를 모델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백화점 등 100여곳에 설치돼 본인을 드러내지 않고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기초지자체마다 설치된 정신건강증진센터로는 자살률 1위 대한민국의 정신건강을 충분히 담보할 수 없습니다. 청년의 정신건강을 위한 노력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합니다. 정치적인 노력이 절실한 때입니다. 


3. 동아일보는 “강사 법이 하버드대에서 똑같이 시행된다면”이라는 제목으로 우경임 논설위원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강사의 신분 보장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강사 법이 ‘강사해고법’이 되어버린다는 점은 이 코너에서 지적한 바 있는데요.(6월 3일 자) 학교 입장에서는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비용이 많이 드는 강사 채용을 꺼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 논설위원은 정규직 교수와 비정규직 강사 사이의 차별적인 구조를 바꾸기보다 강사들을 기득권 구조에 편입시키기 때문에 나오는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새로 배출되는 청년 박사들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게 됩니다. 또 다른 문제는 강사 법을 잘 준수하려면 베스트셀러를 낳은 하버드대의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수업은 한국에서는 있기 어렵게 된다는 것입니다. 겸임·초빙 교수를 반드시 공개 채용하도록 한 규정은 채용시험을 꺼릴 최고 전문가들의 연구 참여를 막을지 모른다고 보고 있고요. 따라서 우 위원이 제안하는 것은 강사 법 준수를 평가하는 잣대를 획일적으로 적용하지 말고 유연하게 학교·학과별로 살펴봐 달라는 것입니다. 기사에서는 짚지 않았지만,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더 나은 강사 법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계속돼야겠다 싶습니다. 


4. 문화일보는 “정년 연장 우려하는 N포세대”라는 제목으로 장석범 썸랩 대표의 글을 실었습니다. 모든 관심이 취업에 쏠린 사이 청년들에게 연애가 결혼, 출산은 사치일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들에게 ‘비혼’은 유행의 첨단이요, 연애 대신 ‘썸’이 그 자리를 자리 잡았습니다. 경제적·감정적 소비가 심하고 강한 책임감이 있어야 하는 연애는 부담스러우니 적당한 선에서 썸만 타는 것이죠. 그나마 썸이라도 타면서 연애-결혼-출산에 대한 희망을 이어오는 것이 현시대의 청년인데, 정년 연장이 되면 청년들은 일자리 감소 직격탄을 맞지 않을까 걱정합니다. “제발 마음 놓고 사랑하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 청년들의 목소리입니다. 정년 연장이 청년 고용과 제로섬 관계라는 주장도 있고 상보적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청년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면밀하게 고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정국진 기자 kukjin.jeong@usnpartners.com


ⓒ 미디어내일엔 & medianext.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 여러분의 광고 클릭이 본 지와 같은 작은 언론사에는 큰 힘이 되며 좋은 기사 작성에 밑거름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medianext.co.kr/news/view.php?idx=264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기사 작성의 동영상 등록에 동영상 소스를 넣어주세요.

 메인 기사
게시물이 없습니다.
focus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최신 기사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