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9-08-25 18:08:02
  • 수정 2019-08-30 09:41:32
기사수정


▲ 노동당 현린 비대위원장이 노동당 마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효영 기자>



미디어내일N 유호영 기자내홍을 겪었던 노동당이 한 달여 만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했다. 비대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 이번에 선출된 현린 비대위원장(현 위원장)의 결의는 당찼다.


810일 열린 노동당 전국위원회 5차 회의에서 비대위는 정족수에 2명이 모자라 출범이 유예되었다. 다행히 15일 정족수 조건을 만족해 비대위가 출범하긴 했지만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음은 부정하기 힘들다.


현 위원장은 "진보정당이 특정한 인물, 지도자 중심의 당내정치들을 해왔고 갈등으로 인해 와해되는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노동당도 마찬가지다. 지금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이 없다. 더 내려갈 곳이 없는 바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노동당 위원회는 당 대표가 탈당하고 형성되는 세 번째 비대위다. 당의 위기 상황이 얼마만큼 심각한지는 비대위 구성 횟수만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현 위원장은 현시기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현 위원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도부와 특정한 인물이 이끌었던) 종전과 달리 일반 당원들이 주체가 되어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당의 방향성을 정할 것"이라며 "소위 말하는 '보통의 존재'들이 바닥부터 손잡고 새로 출발해 노동당의 이념을 세워갈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밝혔다.


이어 "노동당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전국위원들이 회의를 위해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다. 타 정당보다 규모도 작고 정당 인지도까지 낮은 게 사실이지만 우리는 끈끈한 조직이 있다. 한때 관객 모드였던 당원들도 적극적으로 참가 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희망을 자신했다.


그는 이러한 새로운 출발의 시작점을 비대위 회의 소집에서부터 찾았다. 20일 명동 향린교회에서 열린 1차 회의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비대위)는 당으로 오시라 말하지 않는다. 향린교회를 회의 장소로 정한 것도 주변에서 퇴근하시는 분의 편의를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비대위의 첫 회의는 노동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의 큰 틀을 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 위원장은 "당원들과 함께 나아가기 위해선 그들이 원하는 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당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결과를 광역당부 별로 공유하고 10월 초 당원 전체회의를 개최해 취합하는 내용도 채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견수렴 과정과 전체 회의 등을 통해 새로운 주체들이 자연스럽게 나름의 역할을 맡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선거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하지만 대표단 후보 발굴도 쉽지 않고 헌신이 필요한 부분이기에 강요할 수도 없는 법"이라며 "당원들이 본인의 생각을 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체 회의 참가를 통해 실천적인 행동으로까지 이어간다면 자발적으로 당내에서 책임지는 역할을 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 노동당 현린 비대위원장이 내일N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유호영 기자>

현 위원장은 10월 초 전체회의를 통해 모일 당원들의 의견을 정리하고, 이를 실천할 후보들에게 넘겨주는 게 이번 비대위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정리했다.


그는 노동당의 청사진에 대해서도 밝혔다. 노동당은 타 정당과는 구별되는 그들만의 당구조를 가지고 있다. 의제조직으로 불리는 골간 조직(뼈대가 되는 조직)이 그것이다. 의제조직은 세분화된 사회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분과별 조직의 집합체다.


현재 노동당은 문화예술위원회’ ‘기본소득정치연대’ ‘노동자정치행동’ ‘장애인위원회등의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데 모두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곳에서도 나름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현 위원장은 "우리와 맞닿아 있는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는 의제들로 구성된 조직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기존에 존재하던 조직들을 재건하고 강화하는 일뿐만 아니라 더 많은 종류의 의제를 다루는 조직들을 만들어가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의제조직의 존재가치를 지역에 흩어져있는 당원들의 활동과도 연결했다. 지역당의 의제들이 비교적 수도권의 이슈들보다 세밀한 부분에 집중되기에 노동당이 지역당원들과 밀접하게 교류하며 이들과 함께 가야 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였다.


"수도권에 절반 이상의 당원이 모여 있어 그들의 의견이 과대대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사실 노동당의 인지도가 높은 곳은 지역이다. 공간적으로도 좁고 지역 언론사들의 조명도 많이 받기에 조금만 더 분발하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동당은 지역마다 중요한 의제들을 놓치지 않고 지역 조례를 바꾼다든가, 주민 설문조사를 통해 간단한 민원을 지자체에 제출해 문제점을 시정하고 있다며 지역당원들이 수행하고 있는 역할을 설명했다.


"제일 잘하고 있는 곳은 '부산시당'이다. 지역 시당에서 올라오는 사례들이 계속된 위기로 당 전체가 무기력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주고 있다"고 밝히며 "부산의 사례가 당 전체적으로 공유되면 다른 지역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확산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본래 진보정당이 지향해야 할 이념은 상향식 의견 수렴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조직을 강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자 정석을 따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앞서 비대위가 주목하고 있는 '보통의 존재'들과도 일맥상통한다. “지역의 활동에 주목하는 것은 단지 그곳에서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수도권 주변도 포함된다고 범위를 넓히며 주민자치 영역에서의 활동이 정당의 역량을 키우고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끝으로 "노동당은 지금까지 거대 담론이나 당내 권력다툼 등에 힘을 소진한 나머지 정작 우리 당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우리가 무엇을 함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밝히며 "무너진 조직을 어떻게든 재건해 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갖은 역경을 딛고 새롭게 시작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노동당을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호영 기자 youhoyoung@usnpartners.com


Copyright 미디어내일엔 & www.medianext.co.kr 무단 복제 및 전재 재배포 금지


*독자 여러분의 광고 클릭이 본지와 같은 작은 언론사에는 큰 힘이 되며 좋은 기사 작성에 밑거름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medianext.co.kr/news/view.php?idx=305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기사 작성의 동영상 등록에 동영상 소스를 넣어주세요.

 많이 본 의회 뉴스
게시물이 없습니다.
HOT 뉴스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2th News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내일N 이슈
게시물이 없습니다.
오늘의 뉴스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