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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5-15 13:16:29
  • 수정 2019-05-15 16: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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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한국은 아동을 혐오하는 국가라는 인상을 받았다. 국가· 교사· 미디어 등으로부터 고통 받는 아동이 있는데 왜 아무도 아동의 편에 있지 않느냐?”


▲ 14일 주간 화만나의 기획 취지를 설명 중인 `국제아동인권센터` 정병수 사무국장. <사진: 김남미 기자>


【미디어내일N 김남미 기자】지난 주 UN아동권리원회(이하 UN아동위)의 한 위원이 했던 말이다. 한국의 아동인권 실태를 보고한 뒤 돌아온 뼈아픈 평가에 국제아동인권센터 정병수 사무국장은 이 땅에 살고 있는 시민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걸까,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거대한 물음표가 생겼다고 전했다.


UN아동위 측의 사전 심의에서 한국에 던졌던 질문은 다음과 같다.


정부에 있는 아동정책조정위원회는 왜 회의를 안 하나? 한국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인데, 왜 아동 예산이 OECD국가 중 낮은 수준인가? 과도한 경쟁, 아동을 죽음으로까지 내모는 교육제도의 문제에 대해 정부는 인식하고 있는 게 맞는가? 아동이 학업 스트레스로 죽음을 택하기까지 하는데 시민사회나 부모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나?


이들은 이외에도 많은 질문으로 아동인권에 무관심한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국제아동권리협약 10%대로 내용 인지도 낮다


올해 한국은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담아 UN아동위에 ‘5,6차 유엔아동권리협약 이행 국가 보고서를 제출한다. 20123,4차 보고서 제출 이후 7년만이다.


국제아동인권센터(이하 아동센터)UN아동위에 제출할 ‘NGO 추가 보고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사회의 다양한 아동 혐오 및 차별의 양상을 진단하는 6차에 걸친 논의 테이블을 열었다. 14일 첫 시간은 환경재단에서 왜 국제 기준은 국내에 적용되지 않는 것일까?’을 주제로 이뤄졌다.


한국의 아동인권 수준이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일단 잘 모른다는 것에 있다. 2018 아동권리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가까이가 국제아동권리협약(이하 아동협약)이름만 들어봤다고 대답했다. 아동협약의 내용을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성인 17%, 아동 14%에 그쳤다.


한국은 1991년 아동협약에 비준했다. 벌써 28년째이지만 아동 관련 재판 과정에서 아동 협약이 적용된 횟수는 작년까지 20건도 채 되지 않는다. 정 사무국장은 정부가 아동협약의 내용을 숙지하고 어떻게 이행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정부·사법부 모두 이런 부분이 상당히 결핍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애들이 뭘 안다고' 각 정부 부처 '아동 인권' 이해 수준 심각



해외는 어떨까. 스웨덴은 아동협약을 아예 국내법으로 받아들이며 아동 인권 강화를 촉진했다. 노르웨이에서 아동 협약은 다른 법과 상충될 때 더 상위에 있다고 규정된다. 이렇듯 아동 협약의 위상은 그 나라가 아동 인권을 중요시 하는 수준에 따라 현저히 달라진다.


또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아동협약 이행 보고 과정전반에 걸쳐 아동 당사자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다. “상당수 국가에서 아동들의 단체 혹은 단기 모임을 꾸려 아동과 협의하는 식으로 참여를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정부 관계자가 아동센터 측에 아동참여위원회 구성에 대해 문의하면서 애들이 무슨 의견을 얘기하냐. 뭘 안다고라고 말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아동센터 활동가가 당일 토론에서 각 부처의 아동 관련 이해도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느끼게 된 계기로 언급했던 사례다.


아동인권이 지나치게 좁게 해석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 사무국장은 아동인권은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권리에 아동의 발달적 특수성을 플러스 알파로 포함하는 것인데, 한국은 후자만을 다루고 아동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간과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에 어른들이 시혜적으로 너희들의 권리를 우리가 줄게라고 하는 언어도단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날 참석한 아동 관련 기관 관계자는 “(우리가) 아동을 혐오한다는 것을 인식하지도 못 하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그런 수준까지 아동 권리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동인권의 다양한 지형을 탐색하는 주간 화만나는 매주 화요일마다 앞으로 5주간 지속될 예정이다. ‘청소년 참정권’, ‘청소년 성소수자’, ‘이주 아동’, ‘아동 성착취’, ‘아동에게 나쁜 기업등의 주제로 매주 다른 단체에서 간단한 강연 및 토론을 진행한다.




김남미 기자 nammi215@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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