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19-03-11 14:14:57
  • 수정 2019-03-11 14:36:17
기사수정

스쿨미투는 괴물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학교를 괴물이 집어삼킬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괴물을 만들어낸 이 사회를 바꾸고자 한다”


▲ 8일 3.8 여성의 날을 맞아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청년정치공동체 <너머>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 김남미 기자>


【미디어 내일N 김남미 기자】8일 오전, 3.8 여성의 날을 맞아 스쿨미투에 나섰던 여성 청소년들에게 연대의 뜻을 전하고, 보다 실질적인 변화를 가능케 할 대응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작년부터 꾸준히 스쿨미투에 연대한 노동당, 노동당 서울시당, 청소년페미니즘, 청년정치공동체 <너머>가 주최했다.


작년은 4월 용화여고 졸업생들의 학교 내 성폭력 고발을 시작으로 일명 ‘스쿨미투’가 활발하게 진행됐던 한 해였다. 스쿨미투 고발 1년이 지난 지금, 미투에 나섰던 학생들은 학교 측의 협박, 가해 교사에 대한 미진한 징계 등으로 여전한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노동당은 ‘나는 00년도 00학교 학생이었습니다’는 제목의 해시태그 운동을 2월 20일에서 3월 8일까지 진행했다. 설문 참가자들은 “학교 다니는 여학생들의 몸을 부위별로 매긴 리스트 있었다” “선생님 중 한 분이 수업시간에 여성의 누드사진을 보았다” “성폭력을 당하지 않으려면 잘 안 벗겨지는 바지를 입으라고 선생님께 얘기 들었다” 등의 기 막히는 증언을 전했다.

1980년대에서 2010년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졸업생이 설문에 참여했다. 이는 스쿨미투 형식의 공론화가 1년 전부터 시작되었을 뿐, 학교 안의 성폭력적 문화는 10년 전, 20년 전부터 반복되어온 일상화된 폭력이었음을 시사한다. 여기서 가장 문제적인 건 ‘학생들 가르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식의 교육적 관행을 명목으로 학생에 대한 성희롱·성폭력이 묵인되어 왔다는 것이다.


주최 측은 스쿨미투가 문제적 학교들의 특이한 사례, 특정 개인의 잘못된 성향 탓으로 좁게 정의되는 것을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가 두려워하는 건 몇몇 괴물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저변에 깔린 괴물을 만들어내는 강간문화”라며 이를 뿌리 뽑는 것이 여성 청소년들의 삶을 바꿀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작년 정부가 긴 침묵과 무관심 끝에 내놓은 종합대책이 가해교사에 대한 ‘꼬리 자르기’식 대응으로만 이뤄져있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이 ‘꼬리 자르기’도 현재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스쿨미투의 시작점이 된 용화여고만 해도 징계를 받았던 가해 교사 일부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징계 결과에 불복한 교사 1인이 재심사 청구를 진행해 파면이 취소되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가해 교사에 대한 처벌이 어려운 이유로 많은 이들이 사립학교법의 폐해를 지적한다. 국공립학교와 달리 사립학교 교원은 징계 권한이 학교 법인에 있어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되어왔다는 것이다.


이에 주최 측은 교육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립학교법 개정을 주요 요구사항으로 꼽았다. 또한 스쿨미투가 진행된 학교 외에도 전국 모든 학교에 대한 학 내 성폭력 실태조사를 요구했다. 이어서 교육부가 나서서 학교가 학생 고발자에게 가하는 2차 가해와 신변위협에 대해 책임지고 조사·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미 기자 nammi215@usnpartners.com


ⓒ 미디어내일N & medianext.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 여러분의 광고 클릭이 본 지와 같은 작은 언론사에는 큰 힘이 되며 좋은 기사 작성에 밑거름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medianext.co.kr/news/view.php?idx=210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기사 작성의 동영상 등록에 동영상 소스를 넣어주세요.

 메인 기사
게시물이 없습니다.
focus더보기
    게시물이 없습니다.
 최신 기사
게시물이 없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