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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11-26 20:47:24
  • 수정 2019-08-12 12: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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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는 학생의 인권과 성적자존감을 지켜야한다. 울산청년정책포럼 김우성 상임대표


2018년 1월, 대한민국은 #미투운동(Me Too Campaign)으로 크게 떠들썩했다. 차기 유력 대선 주자, 검사장, 심지어 연극계 대부도 성폭력 가해자로 이름을 올렸다. 사회 전반에 걸친 유명인들의 성적 치부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사회 곳곳에 일어나는 여성을 상대로 한 성 관련 사건은 비단 성인 사회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학교 내에서도 드물지만,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외부에 알려져 사회문제가 되기도 한다. 특히 미성년자인 학생을 상대로 일어나는 이러한 성 추문은 더욱 심각하다.


며칠 전 내가 살고 있는 울산에서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울산 애니원고등학교(애니원고)에서 벌어진 일로 여학생 기숙사를 관리했던 남자 사감과 관련된 폭로였다.


여학생 기숙사를 관리하는 남자 사감이 상식에 맞지 않은 여러 행동을 하면서 어린 학생들에게 충격과 수치심을 겪게 했다. 애니원고의 졸업생이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기숙사 남자 사감이 매일 여학생 기숙사의 방을 검사하고, 또 불시에 들어와 속옷 통을 뒤지는 등 이상 행동을 지속했다.


참다못한 학생들은 학교 측에 이런 비상식적인 해동의 개선을 요구했다. 하지만 교장은 남자 사감이 했던 행동에 대해서 적절한 조치를 약속하고도 흐지부지했다. 심지어 그 남자 사감은 사건이 불거진 후에도 여학생 침대 위에 앉아 빨래통을 바닥에 엎게 하고, 옷장을 열게 한 후 그것을 구경하며 “너희가 한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학생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학교가 사건을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지만, 예방은커녕 처음 사태가 불거졌을 때조차 적절한 조치를 외면한 채 오히려 은폐에 힘썼다고 말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피해자이면서도 고통까지 감내해야 했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도 결국 #미투운동(Me Too Campaign)을 촉발하면서 지역 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애니원고등학교(애니원고)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게 된다. 우선 학교는 여학생들의 인권을 너무 무시했다.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 아닌 단순히 학교 운영에 필요한 도구였던 것은 아닌지 말이다. 학교 관계자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지금도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노력이란 것은 학교의 명예를 위한 미봉책이었을 뿐이다. 습관처럼 사건을 무마하고 숨겨버리는 행동을 되풀이한 것이다.


둘째, 피해 당사자인 여학생을 위한 진정한 노력의 부재다. 사건이 불거졌을 때 사건의 시시비비를 가리고 문제가 된 사감에 대해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 여학생들이 받은 성적 학대와 상처를 치유하고, 여성으로서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노력했어야 했다. 학교의 행동이 학생을 위한 조처가 아니었다는 것이 안타깝다.


애니원고의 폭로 이후에도 한 고교의 외부 성교육 강사가 “성폭력은 여자의 옷 때문, 성폭력을 당하지 않으려면 여자가 조신하게 옷을 입고 행동해야 한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불행한 일이다.


지금도 여성에 대한 선입견이 사회를 멍들게 하고 자라는 여학생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선생님과 강사는 무조건 옳고 그들의 행동은 모두 교육적 행위라고 주장하는 관습은 이제 말끔히 걷어내야 한다.


그리고 성 정체성을 확립시켜야 할 청소년들에게 교사와 외부 강사들의 잘못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성인지 감수성(Gender sensitivity) 및 인권 관련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교육문화정착 시스템이 절실한 시점이다. 학교와 정부는 학생을 진정으로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


애니원고는 이번 일로 혼란의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일 수 있다. 교육 당국과 학교 그리고 학생들이 합심해 환골탈태의 자세로 그동안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한다면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믿는다.


울산청년정책포럼 상임대표 김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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