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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N 주간 녹색당②] 육식 반대 시위는 “매우 매력적인 운동” 2019-08-02
박효영 기자

【미디어내일N 박효영 기자】 최근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킨 육식 반대 시위에 대해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매우 매력적인 운동”이라며 “그분들이 던지는 가치를 정말 철학적으로 고민해봐야 한다. 실제 논쟁거리다. 인권 외에 동물권에 대해 어떻게 정의하고 실천 가능한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을지 그런 논의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소재의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다양한 형태의 정치 세력들이 만들어지는 것이 민주주의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채식을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목소리들이 없다면 논의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사실 모든 정치적 변화는 아주 극단적인 것처럼 보이는 사상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사람들에게 충격 요법을 안겨줘 육식 반대의 가치를 고민해보게 만드는 것이다.


▲ 신지예 공동운영위원장은 육식 반대 시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신 위원장은 “나 역시 다시 고민해보는 측면에서 최근 들어 심각하게 생각을 정리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색의 결과가 명확한 결론으로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신 위원장은 고기 판매 영업장에 들어가 “육식은 폭력”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의 취지를 최대한 이해하려고 했다.


예컨대 신 위원장은 “17세기에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는 얘기를 꺼내면 미친 사람처럼 취급됐다. 그것이 몇백 년에 걸쳐서 아주 중요한 정치적 사상으로 남았고 그것이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헌법 안에 명시해서 실천하고 있다”는 것인데 신 위원장은 “어느 때가 된다면 동물권도 그런 가치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첫 이행기 과정에서의 활동들을 목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분들이 육식을 막았다고 보긴 어렵다. 다들 (고기를) 먹고 마트에서 바로 살 수 있었다. 막았다기보다는 불쾌하게 만드는 메시지를 던졌다. 당신이 먹는 것이 폭력이라고 했으니까”라며 “영업방해죄로 신고를 못 하도록 시민들의 지지가 중요할 것 같다. 그 정도의 퍼포먼스는 일어날 수도 있다는 여론이 시민들 사이에서 일어나야 하는데 문제는 시민들이 대형마트에 연락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빨리 신고하라”고 하는 등 객관적으로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현실을 다시 보게 됐다.


반려동물의 시대가 되면서 동물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뤄졌다고 하지만 한국 법체계상 동물은 인간의 재산권으로 취급된다.


신 위원장은 “한국의 법체계는 동물을 사물로 본다. 개를 잡아먹으면 그걸 재산의 침해로 본다. 그래서 세계적 흐름을 참고해서 어떤 주체에게 어떤 권리까지 부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그분들은 동물권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입장이고 그 안에서 다양한 논점들이 있다. 동물 복지 대 동물권의 충돌, 동물에게 공장식 축사는 아니지만, 행복하고 안전하게 살다가 도축 당할 수 있는 농장을 만들자는 측면이 있고 그분들처럼 아예 먹지 말자는 쪽이 있다. 계속 토론해서 합의해나가야 할 상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관련해서 신 위원장은 “녹색당이 이번에 채식 선택권 차원에서 헌법소원을 한다”며 “지금 상태에서 채식 선택권은 아예 없기 때문에 그걸 헌법에 명시하자는 것인데 그게 얼마나 중요하고 어떤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인지 환기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군대, 학교 등 공공 급식에서 비육류 메뉴를 선택할 권리가 없다. 채식하는 어린이는 유치원부터 초중고 대학까지 포함하면 19년 동안 선택권을 보장받지 못한다. 그들이 원하는 음식을 먹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 하기 때문에 공공 급식에서부터 채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헌법소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적 자본주의는 과도한 육식을 강요하고 산업 구조도 맞춤형으로 재편한다.


신 위원장은 “(가축의) 배변도 그렇고 가축을 먹이기 위한 작물을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다. 옥수수밭을 넓게 유지하는데 그것 자체가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인간이 옥수수 한 개를 먹으면 배부른데 그만큼의 고기를 먹으려면 옥수수가 몇 배 더 들어가니까 비효율적인 식습관”이라고 지적했다.


▲ 신지예 공동운영위원장은 채식선택권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박효영 기자>



신 위원장은 채식 문제 외에도 한 주간 녹색당의 활동 키워드로 △기후 위기 선언 △기후위기 시민운동 준비 △2020 여성출마프로젝트 쇼케이스 등을 선정했다.


먼저 “녹색당이 일요일(7월 28일)에 기후 위기 선언을 했다”며 “정치인들에게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적극적 대응을 나서는 차원에서 기후 위기 선언을 했다”는 것이다.


최근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회원국들에 2050년까지 탄소 제로를 위해 플랜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신 위원장은 “그러려면 하루아침에 산업 시스템들이 변화할 수 없기 때문에 로드맵 같은 걸 완성해야 하는데 당장 시급하다. 2020년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국은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탄소 제로 추진안 같은 것을 제대로 만들라고 요구하는 기후 위기 선언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신 위원장은 현장에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시민들을 만났을 때 “열패감을 느낀다고 해야 하나. 내가 한다고 뭐 바뀌겠어? 한국 땅덩어리도 작고 인구도 적은 데 우리가 노력해봤자 뭔가 바뀌겠어? 이런 생각들이 많은 것 같다”며 “기후 위기가 너무 거대한 문제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 우리 동네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막막함을 갖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런데도 그레타 툰베리(스웨덴 국적의 청소년 환경운동가)를 소개하면서 “우울해서 포기하면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문장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에 둔감한 걸까.


신 위원장은 “우스갯소리로 한국은 사계절이 너무 뚜렷해서 그런 것 아니냐고 하더라. 너무 더운데 조금만 지나면 추워지고 다시 더워지니까 마치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 정상적인 기후 현상이 유지된다고 보는 것 같은데 사실 그렇지 않다”면서 “기후 위기 관련 이상 현상이 너무 많이 목도되고 있고 꼭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이다. 인도네시아는 수도 자카르타를 이전한다. 2040~50년 즈음에 수도가 가라앉을 수도 있어서 그렇다”고 역설했다.


신 위원장은 2020 여성출마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대해 “이번 주에 인큐베이팅 단계에서 마지막 쇼케이스를 하는데 지난 토요일(7월 27일)에 참가자 모두 모여서 오전부터 저녁까지 그 쇼케이스를 준비했다. 미니 선거 캠프를 만들어서 자기 스스로 정치 연설문도 써보고 사진도 찍어보는 워크숍을 진행했다”며 “ 팀마다 발표 방식이 다를 텐데 우리가 선거 캠프를 꾸렸다고 가정하고 정해진 후보자가 연설하고 포스터를 만들어보는 등 다양한 것이 있는데 팀마다 재량권을 갖고 있다”고 브리핑했다.


박효영 기자 edunalist@usn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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